2021년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오영수. 그러나 그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현재 그는 ‘강제추행’ 혐의로 법정에 서 있으며,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는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4월 3일, 수원지방법원 형사항소6부에서 진행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오영수에게 징역 1년을 다시 구형했다. 이는 1심과 동일한 형량으로, 검찰은 “연극계에서 50년간 활동한 원로 배우가, 꿈을 키우던 후배에게 성추행을 저지른 중대한 사안”이라며 무거운 책임을 요구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영수는 대구의 한 산책로에서 피해 여성 A씨를 껴안고, A씨의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을 맞추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는 A씨가 용기를 내 신고하면서 알려졌으며, 1심 재판부는 이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오영수 측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며,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부족하고 제3자의 증언과 배치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1심에서 유죄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과 문자에 대해선, “제작진에게 피해가 갈까 봐 형식적으로 보낸 것일 뿐”이라며 해명했다.
오영수는 최후진술에서 “80년 인생을 연극과 함께 살아왔다. 지금 법정에 서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며, “그때 잘못이 있었다면 대가를 받겠지만, 지금도 그 행동이 추행이라고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항소심 선고는 오는 6월 3일 열릴 예정이며, 판결 결과에 따라 그의 배우 인생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한편, 오영수는 연극계의 거장으로 불리며 ‘리어왕’, ‘세일즈맨의 죽음’ 등 다수의 명작에 출연해 왔다. 또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스님 역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의 이미지와 커리어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단순한 유명인의 스캔들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재판 결과와 그 파장이 주목되는 가운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로 배우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